몽블랑이 세계 유명 인사 149명의 친필 글이 각각 담긴 ‘마이스터스튁(Meisterstuck)149’를 경매해 수익금을 유니세프에 기여하는 행사를 연다.
마이스터스튁은 1924년 처음 선보인 몽블랑 만년필 중에서도 최고로 평가받는 제품. 이 시리즈 중 ‘솔리테어 로얄(Solitaire Royal)’은 10만 유로에 팔려 역사상 가장 비싼 만년필로 기네스북에 올랐으며, 그 이후 디자인된 ‘보엠로얄’ 역시 15만 유로를 기록, 기존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이번 행사는 세계적인 만년필 기업이 문맹퇴치 활동에 적극 나선다는 의미 외에도 행사의 의미를 자사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 숫자 149와 4810을 절묘히 결합해 행사를 진행하는 방식도 눈길을 끈다.

먼저, 149. 이 숫자는 1924년 처음 선보인 마이스터스튁149를 상징한다. 149에서 ‘1’은 마이스터스튁 라인의 필기구를 뜻하고, ‘4’는 고전적인 피스톤 메커니즘으로 된 만년필임을 보여주며, ‘9’는 펜촉의 크기를 나타내는 것이다. 지난 80년 동안 꾸준히 팔리면서 몽블랑을 세계적인 명품으로 키운 장본인인 셈이다.


역사적인 몽블랑 149
특히 이 제품은 세계적인 냉전을 종식시키는 데 활용된 필기구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1990년 10월3일 서독의 콜 총리와 동독의 디메제이로 총리가 역사적인 독일 통일 조약서에 사용한 제품이 이 마이스터스튁149라는 것.

따라서 몽블랑은 이번 문맹퇴치 행사를 위한 제품으로 특별히 마이스터스튁149를 선택했고 숫자 149에 맞춰 149명의 세계적인 명사들로부터 직접 글을 받았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해리 벨라폰테, 루치아노 파바로티, 비앙카 야거와 비비안 웨스트우드와 같은 세계 유명 인사들이 각각 ‘쓰기의 중요성과 가치’에 대한 생각을 직접 글로 쓴 것. 명사들의 이름이 새겨진 펜과 그들이 직접 작성한 글을 함께 경매에 내놓아 판매해 수익금을 기부할 계획인 것이다.


최고의 상징 4810
몽블랑과 유니세프가 공동으로 진행해 온 ‘쓸 권리를 위해 참여하세요(Sign up for the right to write)’ 라는 문맹 퇴치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서 주목할 만한 숫자는 4810이다. 몽블랑은 기부금으로 총 149개의 소견과 만년필의 수익금 외에도 펜 하나하나에 4810달러를 추가로 지원할 계획이다.

그런데 이 4810이란 숫자는 몽블랑에게 매우 특별하다. 이는 몽블랑 브랜드를 상징하는 알프스 산맥에 위치한 몽블랑 산의 높이다. 숫자 자체가 몽블랑을 상징하는 것.

그래서 최근 내놓은 가족 컬렉션의 대표 제품의 이름도 ‘4810 웨스트사이드’와 ‘4810이스트사이드’다. ‘4810 웨스트사이드’는 활기찬 젊은 비즈니스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했으며, ‘4810 웨스트사이드’는 클래식한 우아함과 고상함을 컨셉트로 한 제품.

최고의 제품이라는 자부심이 제품명에 포함된 4810에 반영된 셈이다.

세계적인 문맹퇴치를 위한 이번 행사에는 특히 미국 뉴욕에서 활발한 창작 활동을 하고 있는 예술가 톰 삭스(Tom Sachs), 프랑스의 유명 인테리어 디자이너 앙드레 피트만(Andree Pitman), 현대 건축계의 거장 헬무트 얀(Helmut Jahn)이 참여해 더욱 눈길을 끈다.

이들은 몽블랑 마에스터스튁149를 모티브로 세 종류의 예술적 패키지를 디자인해 스페셜 에디션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바로 이 스페셜 에디션을 각 예술가의 디자인별로 4810개씩만 한정해 생산할 계획이다. 이 수익금 역시 문맹 퇴치 기금을 마련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안성기 등 참여 행사 열어
유니세프의 스페셜 에디션 제품들은 올 2월부터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이를 기념하여 박완서, 안성기, 앙드레 김 등 한국 유니세프 위원회 친선 대사들과 함께 특별한 프로모션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들 세 명의 쓰기에 대한 소견들과 이름이 각인된 몽블랑 마에스터스튁149 제품들을 연말 경매에 부쳐 그 수익금이 한국 유니세프 위원회에 기증될 예정인 것.

이 기부금은 교육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어린이들에게 교육을 제공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몽블랑 관계자는 “몽블랑이 특히 전 세계적인 문맹퇴치 활동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는 이유는 몽블랑이 필기문화를 토대로 발전했으므로 문맹이란 문제에 대해 도덕적이고 문화적인 의무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몽블랑은 성공한 사람들의 필수품

모든 것을 기록하라…이건희 회장, 신임 임원에게 선물


올해 삼성전자에서 임원으로 승진한 사람들은 어김없이 모두 몽블랑 만년필을 선물로 받았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새 임원들에게 선물했기 때문이다. 작년까지 이건희 삼성 회장이 신임 임원들에게 매년 몽블랑 만년필을 선물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선대 회장 때부터 경영진에 모든 것을 기록하라는 뜻에서 지급해 온 것이다.
몽블랑은 어느새 성공한 사람들의 필수품이라는 인식이 자리잡았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서독의 슈미트 전 총리,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러시아 대통령 등 세계적인 명사들이 몽블랑의 열성적인 팬이라고 자주 이야기 해온 것이 사실이다.
몽블랑은 1906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문구점 상인 C. J. 휘스와 은행가 C. W. 라우젠, 그리고 베를린 출신 기술자인 W. 잔보아가 모여 설립했다. 초기 ‘심플로’라는 이름을 쓰다가 1910년 회사명을 몽블랑으로 바꿨다. 해발 4810미터의 몽블랑 산에서 따온 것. 만년필 뚜껑엔 몽블랑 봉우리를 덮고 있는 만년설의 결정체를 상징하는 것으로 6각형의 흰 별을 새겨 넣었다.
유럽을 대표하는 필기구인 몽블랑은 이렇게 탄생했다.
몽블랑이 필기구의 예술품으로 인정받는 이유는 무엇보다 펜촉의 정교함에 있다. 모든 펜촉을 장인들에 의해 수공으로 만들어지고 특히 18K 금촉의 경우는 150여 번에 걸친 철저한 공정을 거친다.
몽블랑은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주력품인 필기구의 종류를 다양화하고 사무용 액세서리로부터 시계, 가죽제품, 주얼리, 액세서리 등으로 상품 구색을 늘려 단순한 필기구 브랜드가 아닌 토털 액세서리 브랜드로 위상을 굳혀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