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76의 새롭게 리뉴얼된 CENTURY 버젼의 한정판 입니다.

1978년 발매된 첫 모델로부터 개량이 거듭되어 현재는 밸런스, 셀룰로이드, 브라이어, 마끼에,
원형에서 마이너체인지 된 개더드 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는 플래티넘의 대표
만년필 입니다.

첫 발매로부터 33주년이 되는 해에 새롭게 리뉴얼된 3776의 포인트가 되는 세부구조를 다
보여주겠다는 자신감과 함께 2011자루 한정판으로 일반모델보다 선행되어 발매되었습니다.

후지산의 표고 3776이 닙에 각인되어 있고 후지산의 모토수 호수를 주제로 그 투명함을
레이크 크리스털로 명명한 레진으로 표현하였습니다.

일본에서는 이미 인터넷 샾 품절이 되었고 간혹 일반 오프라인 매장에 재고가 있다는 글을
접하였습니다. 프레지던트 데몬이 큰 반향을 얻지는 못한것에 비해 모토수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일반 모델인 3776 Century 버젼도 발매 되었고 동일한 펜 이지만 닙이 로듐도금되어
투명 배럴과 어울리는 차가운 느낌을 더하고 있습니다.
세일러의 프로핏 투명과 비교해 보면 투명에는 은색 장식이 더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기존모델과 비교했을때 외형적인 특징으로는 약간 더 길고 굵어졌습니다.

필압이 강한 경우에는 굵은 배럴이 좋다고 합니다. 무게는 큰 차이가 없어 장시간
필기에도 편안합니다.

캡부터 살펴보면 클립은 변화가 없으나 중결링이 고급스럽고 볼륨감 있게 바뀌었습니다.
가장 싼티가 났던 부분인데 디자인이 변경된 점은 정말 환영합니다.

제품 소개사진을 보면 인너캡과 스프링이 보이는데 이것이 CENTURY모델의 가장 큰 특징인
슬립씰 구조입니다. 인너캡 안을 완전 밀폐시켜 잉크가 마르지 않도록 하는 것으로
2년을 보관해 두어도 쓸 수 있다고 하니 기존 만년필과 가장 차별화 되는 부분입니다.

푸쉬캡 방식의 프레이저, 쁘레삐에서 이미 선보였으나 이번에 트위스트캡의 밸런스에
적용하였으니 앞으로 센츄리 밸런스라인의 다른 재질 버젼도 기대해 봅니다.

필기감을 비교해 보면 예전보다 흐름이 많이 좋아졌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밸런스 F닙이 흐름이 터지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여 M으로 골랐으나
이정도 흐름이라면 F닙이라도 처음부터 헛발, 걸림없이 부드럽게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M은 약간 굵은 느낌이라 세필을 원하시면 F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유럽펜의 F와 비슷한 굵기라서 저는 만족하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플래티넘 펜에서 느껴볼 수 없었던 풍부한 흐름이 신선하네요.

닙은 약간의 연성느낌을 맛볼 수 있는데 예전모델이 닙 끝에서 탄성을 느낄 수 있었다면
이번에는 닙 허리쪽부터 탄성이 느껴지는 듯 하여 더 부드러운 느낌으로 필기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취향의 차이겠지만 이전 버젼과 성격이 많이 틀려진 것 같아 앞으로 어떻게
길들여갈지 기대됩니다.

캡을 열어 놓았을 때의 잉크마름도 확실히 덜 합니다.

닙의 디자인은 문양이 사라져서 단순하게 바뀌었고 굵기 표기가 한자에서 영문으로 바뀌었습니다.
구형닙은 하트홀에서 팁까지 길쭉한 형태이나 신형은 닙 허리가 날씬하게 되어 있습니다.
제가 느낀 필감의 차이는 닙의 모양 변화와 관련이 있어 보입니다.
실제로 두 펜의 닙을 비교해 보니 구형쪽이 하트홀에서 팁까지 거리가 더 길었고
닙끝에서 느껴지던 탄력이 신형에서는 허리쪽으로 옮겨간 것 같습니다.

신형의 필기감은 훌륭하지만 구형의 미묘한 탄성도 포기할 수 없는 매력인지라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는 것이 어렵습니다.

가장 크게 개선 된 부분은 펜 전체적인 마감이 굉장히 좋아진 것 입니다.
구형의 고질적 문제(일본 유저들 사이에서도 불평이 많았던 듯 합니다.)였던 보관시 캡이
스스로 헐거워져 빠지던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있습니다.
나사산이 많아져서 더 조여주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저는 국내에서 발매되지 않았던
연성F닙의 밸런스를 셔츠에 꽂아 두었다가 펜이 언제 빠졌는지 잃어버리는 바람에 캡만
덜렁 보관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가격에 비하면 허접해 보이기까지 했던 (파일럿이나 세일러에서는 있을 수 없는)
가장 큰 불만사항이 개선되었습니다.

투명축의 경우 흠집이 생기면 특히나 속상하기 때문에 이번에는 구입하자마자 스마트폰 액정
보호용의 나노 실리콘 스프레이로 코팅을 했습니다. 액정보호지를 붙이지 않아도 흠집을 막아
주는 스프레이로 촉감도 좋습니다.
오랫동안 투명한 호수의 느낌을 간직하는 펜이 되었으면 합니다.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는데 현지보다 다소 높게 책정된 가격과 로듐장식(실버)의 펜에 생뚱맞게
컨버터는 일반과 똑같은 금색이 제공되는 점 입니다. 언밸런스한 느낌이 싫어서 모토수는 카트리지
로만 사용할 생각이며 펜까페 사은품으로 받은 유럽 카트리지 호환 어댑터, 잉크 충전킷이
유용하게 쓰일 것 같습니다.

일반 모델인 Century도 발매가 되었는데 타 메이커 펜에 비교해 이제 완성도 면에서 전혀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4년전 10만원 후반대로 구입할 수 있었으나 가격이 올라 접근성이 떨어진
펠리칸의 M400을 이어 고급 입문펜으로 플래티넘 Century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앞으로의 타 재질 라인업도 기대됩니다.

* 사진은 왼쪽이 구형의 18K밸런스 오른쪽이 신형 모토수 입니다. 닙과 피드의 비교사진입니다.